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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거래처 담당자에게 명절 선물을 건넸을 뿐인데 수사기관으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그 순간부터 머릿속에 수없이 많은 질문이 떠오를 겁니다. '이게 정말 범죄가 되는 건가?', '합의를 해야 하는 건가?', '지금 당장 뭘 해야 하나?'
배임증재죄는 배임수재죄와 한 쌍을 이루는 범죄입니다. 뇌물을 받은 쪽이 배임수재죄라면, 뇌물을 건넨 쪽이 배임증재죄입니다. 공무원이 아닌 민간 영역의 거래 관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범죄라는 인식 없이 관행처럼 이어 온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 '관행'이 수사기관의 시선에서는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고 간 금품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 청탁의 내용이 무엇이었느냐에 따라 혐의 성립 여부가 달라집니다.
실무에서는 이 혐의로 입건되는 사례가 건설·유통·의료·금융 업종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계약 체결, 납품 우대, 대출 심사 등 '결정권자'에게 금품이 오가는 구조가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처음 출석 요구를 받은 단계에서 '어차피 관행이었으니 솔직하게 말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첫 진술은 수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분기점이 됩니다.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아야 하는지는 진술 전에 정해 두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성립 요건과 처벌 수위, 수사 초기 대응 방법, 그리고 변호인 선임 기준까지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처벌 근거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형법 제357조 제2항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배임수재죄(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보다 낮게 책정되어 있지만, 형사처벌이라는 사실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몰수와 추징입니다. 공여한 재물은 범행 도구로 간주되어 몰수 대상이 되고, 몰수가 불가능한 경우 그 가액이 추징됩니다. 이미 상대방이 소비하거나 처분한 금품이라도 추징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타격이 상당합니다.
형사처벌 외에도 기업 임직원이라면 사내 징계, 계약 해지, 거래 관계 단절 등 부수적 피해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금품을 건넨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게,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하고 재물을 공여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죄가 성립합니다.
'부정한 청탁'이란 사회통념상 허용되지 않는 방식으로 상대방의 임무 위배를 유도하는 요청을 의미합니다. 명절 선물이나 식사 접대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그 자리에서 구체적인 계약 우대나 정보 제공을 요청한 맥락이 함께 있을 때입니다.
대법원은 '부정한 청탁'의 판단 기준으로 금품 수수의 경위, 직무 관련성, 사회적 관행과의 괴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즉, 금액이 크다고 무조건 유죄가 되는 것도 아니고, 금액이 작다고 무조건 면책되는 것도 아닙니다. 맥락과 목적이 판단의 중심입니다.
혼동하기 쉬운 죄목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공무원을 상대로 금품을 건넸을 때 성립하는 뇌물공여죄이고, 다른 하나는 금품을 받은 민간인에게 적용되는 배임수재죄입니다.
| 구분 | 적용 대상 | 법정형(공여자) |
|---|---|---|
| 배임증재죄 | 민간 사무처리자 | 2년 이하 징역 / 500만 원 이하 벌금 |
| 뇌물공여죄 | 공무원 | 5년 이하 징역 / 2,000만 원 이하 벌금 |
| 배임수재죄 | 민간 사무처리자(수령자) | 5년 이하 징역 / 1,000만 원 이하 벌금 |
상대방이 공무원인지 민간인인지에 따라 적용 법조문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수사 초기에 상대방의 신분과 직무 범위를 명확히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 참고인 또는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진술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행위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야 합니다. 언제, 어떤 경위로, 얼마 상당의 무엇을, 어떤 이유로 건넸는지를 구체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입니다.
수사기관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정보를 확보한 상태에서 진술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과 '사실과 다른 답변' 사이의 차이가 진술 신빙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기억이 불분명한 부분은 불분명하다고 정확히 말하는 것이, 추측으로 답변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관련 수사에서 주요 증거는 자금 이체 내역, 카드 결제 내역, 메신저 대화록, 관련자 진술입니다. 이 자료들은 수사기관이 먼저 확보하기 전에, 당사자 스스로도 자신에게 유리한 맥락을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이 자료들이 '부정한 청탁'의 존재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아니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지를 사전에 점검해야 합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이 단계에서 전문가 확인을 거치는 것이 이후의 시행착오를 줄입니다.
수사 초기에는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 요구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사 진행 과정에서 진술 내용과 확보된 증거가 맞물리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됩니다.
참고인 신분이라고 해서 진술이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참고인 진술조서 역시 이후 공판에서 증거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신분과 무관하게 출석 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피의자 신분이 확정된 이후에는 진술거부권이 명시적으로 고지됩니다. 이 권리를 언제 행사하고 언제 진술할지는 사건 내용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적인 판단은 어렵습니다.
사건의 대응 방향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첫째,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는 점을 적극 다투며 혐의를 부인하는 방향. 둘째, 일정 부분 사실관계를 인정하되 정상을 참작받아 처벌 수위를 낮추는 방향입니다.
어느 방향을 택할지는 확보된 증거의 내용과 상대방(배임수재자)의 진술 방향을 확인한 후 결정해야 합니다.
혐의를 다투는 경우라면 '부정한 청탁'의 부재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상대방의 직무 관련성이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이었는지를 분석합니다. 선처를 구하는 경우라면 피해 회복(추징 상당액의 자진 납부 등), 반성문, 관련자 합의 등이 양형에서 의미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변호인 선임의 실질적 효과는 수사 초기에 가장 큽니다. 첫 진술이 이루어지기 전, 즉 출석 요구를 받은 직후가 선임의 골든타임입니다.
이미 진술을 마친 이후라면, 조서에 기재된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열람 후 이의를 제기하거나 보충 진술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첫 진술을 번복하는 것은 신빙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확하게 대응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선임 시점이 늦을수록 수사 초기 조서가 굳어지고, 변호인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좁아집니다.
기업 차원에서 이루어진 금품 공여가 문제가 되는 경우, 실제 결제를 지시한 사람, 현장에서 전달한 사람, 이를 묵인한 상급자가 각각 다른 혐의 수준으로 수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공범 관계에서 누가 주도적 역할을 했는지, 누가 단순히 지시에 따른 것인지는 양형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조직 내에서의 위치와 의사결정 과정을 객관적으로 소명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 혐의는 '줬다'는 사실보다 '왜 줬는지', '그 자리에서 무슨 말이 오갔는지'가 사건의 핵심입니다. 금품 공여의 맥락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혐의 인정 여부와 처벌 수위 모두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6년 기준으로, 관련 사건은 기업 비리 수사의 연장선상에서 함께 다루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단독 사건보다 조직적 배임, 횡령, 청탁금지법 위반 등과 병합되어 수사가 진행되는 흐름이 잦아졌습니다.
출석 요구서 한 장이 도착했을 때, 그 자리에서 바로 검색창을 여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 검색이 이 글로 이어졌다면, 적어도 첫 진술 전에 정리해야 할 것들은 갖추신 겁니다.
혐의를 다투든 선처를 구하든, 방향은 첫 진술 전에 정해야 합니다. 끈질기고 집요하게 기필코 답을 찾아내겠습니다 — 지금 영웅과 상의하십시오.
업계 관행이라는 사정이 '부정한 청탁'의 성립 자체를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관행 여부보다 해당 금품 공여가 특정 임무 처리와 연결되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관행의 정도와 공여 금액의 수준은 양형 판단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증재자와 수재자가 각각 기소될 수도 있고, 한쪽만 기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임수재자가 금품 수수를 부인하는 경우 증재 사실의 입증 자체가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상대방의 진술 방향이 수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상대방 진술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범 여부와 공여 금액은 양형에서 중요한 요소이지만,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부정한 청탁의 구체성, 직무 관련성의 정도, 범행 전후의 태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기소유예, 선고유예, 벌금형, 집행유예 등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으며, 이를 어떻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지는 수사 초기부터의 대응 방식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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